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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7-2110 Angel-in-us Coffee


검은 파도가 
내 가슴 속 깊은 곳까지 
밀려들어와 
하얗게 부서지는 소리가
시원하게 들리던 
어느날이었다.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기대를 안고서
기약없는 기다림이라는 
시간의 바다를 향해
언제나처럼 
뛰어들어 내 몸을 맡겨보았다.
 
그 덕분에
길가에서 자란 잡초처럼
커피집 구석에 홀로 앉아서
커피향기를 마실 수 있는
상황이 내게 찾아왔고
나는 그런 시간을
반갑게 맞이하였다.
 
쓴 아메리카노의
그윽한 향기가 식어갈 즈음
고독이라는 담배연기를 
한모금 빨아들이자
차갑게 식어버린 아메리카노가
더없이 달콤하게 느껴졌다.
 
쓴 기억은
담배연기와 같이
점점 흐릿해지며
자취를 감춰버리지만
달콤한 추억은
커피향처럼
점점 더 찐해져만 갔다.
 
담배 한모금
마실때마다
차갑게 식어버린 
아메리카노의 커피향을 
잊지않으려고 
필사적으로 음미했다.
 
찬바람이
내 주위를 감싸안자
한결 훈훈해지는듯 했고
바다바람 속에서
숨을 쉴 때마다
답답했던 가슴이
시원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밤의
어둠은 쌓여만 갔고
해운대 해변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을 보며
나는 서둘러서
그 곳을 떠나버렸다.
 
그리곤
나는 생각했다.
그래 내게 부산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그런 부산을
사랑한다.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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