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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0814 기억의 파편
 

다시 한번
무더운 여름을
배웅하고
화려한 계절인 가을에
등을 기대어 본다.
 
커피 한잔의 따뜻함
그 속에 녹아있는 시간
그 향기처럼 그윽한 추억들
속에 숨겨져있는 날카로운 기억.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
왠지 그 맛을 알고 싶지 않았다.
달콤한 향기 속에 숨어 있는
씁쓸한 맛을 느끼면서
세상을 알아간다는 것이
두려웠다.
 
얼마만에 찾아온
한가로운 주말에
무언가 허전함이
내 주위를 가득 채웠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시원섭섭함이란
나쁘지만은 않았다.
 
세상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는데
하염없이 내리는
빗줄기를 맞으며
길을 걷고 싶다.
아무 생각없이
그 어떠한 것에도
얽메이지 않고
조금은 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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