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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1N4 무제
 

문득,
그 때의 기억이
빗물이 볼을 스치듯
아득하게도
저 먼 곳에서부터
내게로 떨어져 내렸다.
 
이 뺨에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는 것은
빗물인가 눈물인가
숨막힐 듯이
조여오는 어둠이
고맙게 느껴지는 밤.
 
가슴을 후벼파는 듯한
아픔이 파도처럼 밀려와
마음 속까지 적시고
해변의 야경은
내 마음과 반대로
너무나 찬란햇다.
 
그 시절의
빛과 파도 그리고
파랗고도 검은 바다
하얗게 타버린
시간들이 문득,
내게 고개를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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