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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9D15 늪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바로 그때
삶이라는 늪으로
내 첫 발걸음을
때었을 때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이제는
그 어디로 가든
조금씩
삶 속으로 빠져든다.
그 속에 녹아든다.
 
그 찬란한 시작과
동일한 연장선 위의
끝이 함께 찾아왔다.
 
필사적으로
발버둥칠수록
더욱더 깊게 빠져든다.
매력적이다.
헤어나올 수 없다.
 
하지만
잊어서는 안될 것
변해서는 안될 것이 있다.
바로 내 자신
삶 속으로 녹아들어
삶과 하나되는 내 자신이다.
 
비록 형체가 사라지고
무의미한 현상일지라도
내 가치는 변하지 말아야 한다.
그 속에 녹아들어
진정한 가치를 증명하여라.
 
그리고 나로 인하여
내 삶이 변하도록
그 끝이 와도
아주 태연하게
마주해라.
 
그리고 웃어주어라.
후회없는 삶이라
내 형체가 없어져도
나는 영원하다고
그런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고
 
마지막으로
매력적이고도
잔인한 그리고
아름다우면서도
슬픈 삶의 늪에
감사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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