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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7][Camino Fisterra D+1]

2015-12-19 토요일, 맑은 뒤 점차 흐려져 비

Santiago de Compostela → Negreira(M. Xunta de Negreira)

21 km(누적 800.4 km)





산티아고에 도착했다는 기쁨과 그곳에서의 짧은 휴식을

잠시 접어두고 느즈악히 짐을 챙겨서 아침식사를 대충했다.

그리고 산티아고 대성당을 등뒤로 둔채로 걸었다.


산티아고에 도착한 순례자들은 대부분은 버스를 타고 

Fisterra로 이동하곤 했지만 나는 끝까지 걷고 싶었다.

그렇게 걷다보니 'Muxia 86 km'라는 표지가 보였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순간이었다.

끝이라는 곳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새로운 시작을 하게되었기 때문이다.






길을 걷다고 어떤 마을에서 집으로 들어가는

동네 할아버지를 마주쳤는데, 인사를 주고받은 뒤

어디까지 가냐는 그의 질문에 '피스테라'까지 간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는 정말 먼 곳이라고 했다. 

물론 나도 알고 있지만, 이제까지 걸어온 거리에 비하면

그다지 멀지도 않게 느껴졌지만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헤어졌다.





그리고 바로 앞에 삼거리에서도 만난 동네 아저씨와 인사를 하고는

방향 표지를 보지 못하고 도로를 따라 걷고 있으니

아저씨는 까미노를 걷는데 어디로 가냐면서

마을을 관통하는 길을 알려주었다.

그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길을 잃는 것은 물론이와

길에서 벗어나서 완전히 다른 곳으로 가벼렸을 것이다.







산티아고를 향하던 프랑스길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순례자가 많이 통과하던 사리아부터 산티아고까지의

까미노에는 알베르게와 순례자를 위한 편의시설이 

굉장이 많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피스테라를 향하는 길은 정말로 한적했다.

Bar도 많지 않았고 길도 뭔가 정비가 잘되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비가 그치고 햇빛이 내리쬐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뿐만 아니라 순례자들도 거의 만날 수 없었다.


전날 약 5 km 정도만 걸었고 근래에는 무리해서 

먼거리를 걷지도 않았고 산티아고에 도착하는 목표를 달성했다는

성취감과 기쁨 때문인지 늦은 출발 탓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발걸음은 무겁게 느껴졌고 힘이 많이 들었다.










한참을 걷다고 점심식사를 위해서 들어간 Bar의

테라스에서는 바로 앞에 있는 계곡에 나즈막한 폭포도 보였다.

아름답고 멋진 풍경이 보이는 테라스에서 한참을

앉아서 쉬며 맛있는 음식을 즐겼더니 다시 걷디가 싫었다.

하지만 다시 힘을 내어 걸을 수밖에 없었다.







늦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하늘이 흐려지면서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처럼 보일 무렵 목적지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꽤 이른 시간임에도 슈퍼마켓들이 문이 열려 있었고,

원래 가려고 했던 알베르게들은 모두 문이 닫혀있었다.


마켓에서 먹을거리를 사서 알베르게를 찾고 있을무렵

히피스타일의 아저씨가 커다란 개와 산책을 하고있었다.

그는 Municipal 알베르게를 소개하며 그 곳으로 오라고 했다.

자유분방한 오피스딸레로라고 생각했지만,

물론 실제로는 아니었다.


아무튼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기에 Municipal 알베르게로 향했다.

숙소에 다다르기 전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알베르게에 도착하고나니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관리인은 보이지 않았고, 일단 짐을 풀고 싰은 뒤

저녁식사를 위해서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히피같은 아저씨는 원래 순례자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곳 알베르게 마당에 텐트를 쳐놓고

지내고 있었는데 최근 폭우로 인해서 텐트가 무너져서 그런지

알베르게에서 안에서 지내고 있는 듯 했다.


사실 알베르게에는 동물이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데

커다란 개는 매우 온순했고 조용히 있었다.

파스타를 하기위해 핫플레이트를 동작하려는데 

잘되지 않자 그 아저씨의 도움으로 겨우 켤 수 있었다.


그렇게 식사를 하는 동안 빗줄기는 더욱 굵어졌고

바람도 거세게 불기 시작했다.

낮의 봤던 순례자들과 대부분의 순례자들은

이미 도착한 상태였지만, 

그 비를 뚫고 도착하는 순례자도 있었다.

식사를 하고 쉬고 있자 알베르게 관리자인

오스피딸레라가 와서 수금을 하고 영수증을 내어주기 위해 찾아왔는데

가족이 모두 왔었다.


커다란 개가 들어와있는 것을 보고 쫓아내기는 했지만,

비가 많이 내리는 것을 감안해도 하루이틀이 아니었는지

다시 들어와도 크게 뭐라 하지는 않았다.

내 생각에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 히피아저씨가

알베르게에서 살면서 청소와 관리를 모두 해주고

소정의 급여를 오스피딸레라에게 받고 있는 것같았다.

오스피딸레라는 형식적으로 수금만 하고는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딱히 할일이 없었기에 이른 시간에 잠을 청했다

밤새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바람이 몰아쳤다.

잠에서 깨지는 않았지만 간간이 뒤척이는 동안

밤이 깊어지고 새벽이 다가올수록 다음 날의 여정이 

33 km를 걸어야하는데 비가 온다면 그야말로 

힘들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걱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 Negreira

Mercado ○

Cafe ○

Restaurant ○

ATM ○



M. Xunta de Negreira

6 EU

- 산티아고와 그 이후부터는 이전의 갈리시아 지방의

Municipal 알베르게와 다르게 주방에 조리기구가 비치되어 있음

Cocina(주방시설) ○

Lavadora(세탁기 및 건조기) ○

WiFi(와이파이) ×

Vending(자동판매기, 자판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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