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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3][Camino Francés D+11]

2015-11-25 수요일, 비온 뒤 갬

Azofra → (Santo Domingo de la Calzada) → Redecilla del Camino(M. Municipal San Lazaro)

26 km(누적 230 km)




전날 밤 오스피딸레로가 가져온 5L짜리 박스 속에 들어있던 팩으로 된

레드와인과 병에 든 화이트 와인을 열심히 마셨다.

그 때문인지 늦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술을 꽤나 마신 뒤

일찍 잠들었지만, 새벽에 추위 때문인지 잠에서 깨버린 뒤

자는둥 마는둥 뒤척이다보니 아침이 찾아왔다.


전날 저녁에 먹고 남은 밥으로 숭늉을 끓이고

인스턴트 블럭 된장국으로 아침을 해결했다.


지난 몇일간 휴식과 여유있는 일정 탓에

계획한 일정에 차질이 생길까봐 조바심이 들었다.

그 때문에 가능하면 먼 거리를 걸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어스름이 내린 길을 걸었다.

정상적인 기후를 되찾아서 쌀쌀해진 스페인 날씨는

냉혹한 바람과 비를 뿌렸다.

빗물과 맞바람을 받으며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갔다.


빗물이 얼구을 때리고 빗물이 눈에도 들어갔다.

빗물이 눈물이 되는 시간을 이겨내자

하늘은 서서히 밝아지고 빗줄기도 자취를 감춰갔다.


얼마나 걸었을까.

저 먼 곳에 교회 종탑이 보였다.

'산토 도밍고'가 눈에 들어온 것이다.

기쁜 마음에 속도를 내어보았으나,

거리는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어렵게 도착한 성당 주변에서

'닭빵'을 찾아보았으나 눈에 띄지가 않았다.










뒤따라 오던 일행이 먼저 도착한 뒤

찾아서 사먹은 뒤 위치를 알려준 곳으로 향했다.

'누네띄네' 같은 과자에 잼이 들어있는 맛이었다.

그리고 모양은 닭모양이었고 가격은 개당 1.6 EU였다.

비싼 느낌이 들긴 했지만,

하나를 사먹은 뒤 도시를 떠났다.








마을을 벗어나자 고속도로 옆으로 난 황량한 길을 걸었다.

화창하지는 않았지만 하늘은 점점 밝아져 갔고,

아무런 생각이나 고민도 없이 한참을 걸었다.

원래 목표했던 'Grañón'에 생각보다 이른시간에 도착하고 말았다.


잠시 앉아서 고민을 해다가 4.5km 떨어져있는

다음 마을까지 가기로 결정을 했다.

사실 걱정이 많이 되긴 했다. 지나가던 마을 주민은 

다음마을에 알베르게가 열지않았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고

그 마을 이후에는 거의 10km 이상을 걸어가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 날 걸어야할 거리를 생각한다면

조금이라도 더 걷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4.5km 라고는 했지만 실제로는 거의 1시간 30분 가까이 걸렸다.

도착하고 보니 아주 작은 마을이었고 굉장히 황량했다.

Mercado도 있긴 했지만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고

결정적으로 알베르게의 문도 굳게 닫혀 있었다.


가히 절망적인 순간이었다.

벤치에 앉아서 냉정을 찾으려 애썼다.

알베르게가 닫혀있다는 정보를 확인한 적도 없고

건물입구에도 전화번호가 남겨져 있는 것을 보고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무턱대고 전화를 걸었다.


유심칩을 구매할 때는 데이터전용이라고 했는데

놀랍기도 했고 다행하게 전화가 가능한 것이었다.

오스피딸레라가 전화를 받았다.

서툰 스페인어 실력으로 인사와 전화를 건 본인이 순례자임을 밝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알베르게가 열렸는지 물어 보았다.

정말 다행하게도 열려있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녀는 곧 보자고 말하며 끊었다.

너무나도 고마웠다.


그러고 나니 조금은 긴장이 풀렸고

그래서 그런지 땀이 식은 탓에 바람은 더욱 차게만 느껴졌다.

아주머니가 오기 전에 가족으로 보이는 남자가 

와서 먼저 문을 열어주었다.


텅비어서 쌀쌀하게만 느껴지는 알베르게에서

샤워와 빨래를 하고나니 너무나 추웠다.

난방기구를 틀어놓고 침낭 속에 들어가있었다.

씨에스타가 끝날 무렵 저녁식사를 위해 마을로 나섰는데

아무런 수확을 얻을 수 없었다.

Bar는 성수기에만 영업을 하는 것인지

문이 닫혀있었고 알베르게 바로 옆에 위치한

마켓은 11시~13시 영업이라고만 써놓고 문이 닫혀있었다.


숙소로 돌아와서 주방으로 가니 다행히고

가스레인지도 있었고 이전 순례자들이 남겨두고간

파스타와 쌀이 있었다.

파스타를 삶고 라면스프와 카레가루를 넣어서 먹기 시작했다.

파스타를 다 먹어갈무렵 오스피딸레가가 와서

가게에 부탁을 했는지 가게로 가보자고 했다.


가게주인에게 사정을 해서 음료수와 간식거리 등을 

몇개 골랐더니 7~8유로가 나왔다.

시골 작은 마을이라 비싼 듯 했다.

조용하고 사람도 없는 알베르게에서

조용하게 머물다가 다음 날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 Redecilla del Camino

Mercado ○

- 알베르게 바로 옆에 마켓이 있지만,

 11시에서 13시까지만 영업함

Cafe ×

Restaurant ×

ATM ×


M. Municipal San Lazaro

5 EU

Cocina ○

Lavadora ○

WiFi ×

Ven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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