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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8][Camino Francés D+16]

2015-11-30 월요일, 안개

Itero de la Vega → (Fromista) → Población de Campos(M. Alb. Municipal)

17.4 km(누적 360.4 km)




원래 가려고 계획했던 마을의 알베르게는 비수기라서

장사가 되지 않아서 그런지 하루 더 일찍 문을 닫아버렸다.

매주 업데이트 되는 알베르게에 대한 정보가 업데이트 되는

올라인 자료에 의하면 12월 1일부로 영업을 종료한다고 되어 있었지만 말이다.



별수 없이 스케줄의 변견이 불가피해졌고 일 평균 27~30km를

걸어서 이동하려던 계획을 실행할 수가 없었다.

약간은 우울한 기분이 들었던 전날의 알베르게는 이 날 도착한 곳에

비하면 가히 천국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아무튼 조용하고 따뜻한 밤을 보낸 뒤 여유있는 출발을 할 수 있었다.

오전 7시가 넘었지만 세상은 여전히 어두웠고 또 조용했다.

안개로 뒤덮힌 마을을 나서자 간밤에 혹독했던 추위를 증명하듯

온통 서리로 뒤덮여 있었다.

그래서 마친 온세상에 눈이 내린 듯 하얗게 보였다.










마을을 나서며 끝없이 펼쳐진 메세타 지역의 밀밭이 보여야 했지만,

두텁게 내려앉은 안개로 덮힌 세상은 좁게만 느껴졌다.

걸어도 걸어도 가시거리는 늘어나지 않았고

똑같게 느껴지지만 다른 곳을 한참동안을 걸었다.










세상은 점점 밝아지다가 개울을 만나면서 풍경은 약간 변화되었다.

안개낀 허허벌판에서 한쪽 옆으로 잔잔한 물을 끼고 걷는 길은

꽤나 운치가 있었다. 그렇게 또 한참을 걸었더니

오랜 옛날에 건설하다가 공사가 중단된 수로를 만날 수 있었다.

개울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용되지 않는 운하같은 수로였다는

사실은 꽤나 놀랍게 느껴졌다.
















태양은 고개를 비출듯 하다가 이내 다시 안개 사이로 숨어버렸고

다음 마을인 Fromista에 도착할 수 있었다. 공사가 중단되어 형태만

남아있는 운하를 통과하여 마을에 들어서자 마을정보가 담긴

간판에서 버스와 기차도 통과하는 상당히 큰 마을임을 

알아 차릴 수 가 있었다.







그리고 마을 입구에서 만난 바를 통과했다.

따뜻한 커피를 한잔 하고 싶었지만, 처음 만나는 곳은

왠지 바가지를 쓸 것 같다는 심정에 선듯 들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항상 첫번째 바를 지나쳐버리면

변변한 바를 찾기는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아침을 먹지않고 출발한 상태였기 때문에 마을 어귀의

바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마을 중심부까지 들어가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결국 바를 만나기 전에 Diaz 슈퍼마켓에서

아침 겸 점심으로 먹을 것들을 사서 마을 중심의

거리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먹고 있다보니

내가 그냥 통과해버린 마을 입구 바에서 

큼지막한 삼겹살 같은 고기가 들어있는 샌드위치를

저렴한 가격에 사먹었다는 한국인 순례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훗날 그것이 Lomo 라는 돼지목살 부위와 같은 고기가 들어있는

보카디요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꽤나 즐겨 먹는 음식이 되었다.

그 바에 들어가지 않은 것을 후회스러워 하며

음식들을 먹고 있는 도중에 그들 한국순례자들의

ATM과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기 위해 씨름을 하고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부러운 마음도 잠시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들은 거의 30 km 가까이를 걸을 계획이라고 했다.

나 또한 같이 걸어서 같은 마을까지 가고 싶었으나

그들보다 먼 곳에서 일찍 출발한 나는 변경된 스케줄에 따라서

약 18 km를 걸은 뒤 도착한 마을에서 쉴 수 밖에 없었다.


알베르게를 찾지 못하고 마을 끝까지 갔다가 되돌아와서

어떤 Hotel에세 알베르게를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관리인의 아들로 보이는 꼬마가 안내해주 어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당시에는 알 수 없었지만 오스피딸레라는 알베르게가

난방이 되지 않아서 매우 좋지 않다는 뜻을 피력했지만,

10 km 이후에 있는 다음 마을의 알베르게가 문을 닫았다는

정보를 얻고는 그 마을에서 쉬기로 결정했다.


알베르게는 Hotel과 약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고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아무도 없고 매우 추웠다.

주방시설도 갖춰져 있었으나 너무도 추웠고 그로 인해서

모든 것이 귀찮게만 느껴졌기에 요리는 포기했다.


이른 시간인지라 씻은 뒤 낮잠을 청했는데 옷을 껴입고

침낭 속에 들어가서 담요를 덮었는데도 추위는 

온몸으로 날카롭게 찌르고 들어왔다.

그래서 무리해서라도 알베르게 문이 열린 마을까지

걸어갔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미련도 남긴 했지만

이미 지체되어버린 시간이 너무 커서 그럴 수 조차 없었다.

만일 그 마을에 멈추지 않고 통과해버렸더라면

물론 몸이 힘들었겠지만, 오후 늦은 시간에 

다른 따뜻한 알베르게에 묵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도 없을 것만 같던 알베르게에 

외국인 순례자들이 몇몇 들어와 있었다.

아무튼 침낭 속에서 오래 버티지는 못하고

시에스타가 끝날 무렵 오후 6시쯤 밖으로 나섰다.


밖은 안개비 같은 것이 내려 더욱 자욱한

안개에 휩싸여 있었고 마을 중심에 위치안 마켓에 갔는데

쌀은 없었고 양파와 감자 등은 있었다.

특별히 먹을 만한 것이 없었기에 다음날 아침과

간식거리만 몇가지 구매해서 나왔다.


알베르게를 관리하던 Hotel에서 식사가 된다는 것을 기억하고

찾아갔더니 메뉴판의 빠에야는 안되지만,

저녁식사는 어떻게든 준비해줄 수 있다고 해서 자리에 앉았다.

급할 것도 없는 나였지만 영어를 못하던 그 종업원은

미안한 기색이 역력했고 식사는 천천히 준비되어 나왔다.

그동안 식당안에 있는 난로에서 불을 쬐며 

따뜻하고 꽤나 행복한 시간을 만끽할 수 있었다.







Vino Tinto와 빵이 가장 먼저나왔고

한참 뒤 스프가 나왔는데, 따뜻한 실내에서 따뜻한 스프는

아주 조화로웠고 맛도 기가 막혔다. 

물론 배가 아주 고팠던 것은 사실이다.













빠에야 대신 준비된 샐러드와 닭고기 그리고 5분만 더 기다려달라고

한 뒤 나온 감자튀김까지 약간은 부실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지만,

먹다보니 배가 불러왔다. 후식으로 뭔가를 설명하다가

대화가 통하지 않자 종업원은 본인이 알아서 가져다 주겠다고 했다.







계피향이 나는 푸딩 그리고 더치커피 같은 것이 함께 나왔다.

푸딩은 확실하게 후식이 맞았고 검은 액체가 담긴 병은

분명하게 커피향이 났는데 마셔보니 그것은 술이었다.







정체를 알수 없는 마법의 커피술에 대해서 물어보니

종업원은 'chupito'라고만 알려주었다.

서비스로 나온 커피술은 더할 나위없이 최고였다.

가격은 9EU였으며 그 전날과는 또다른 맛이었다.

술이 들어가니 알딸딸한 것이 추위도 잊고 

잠을 잘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추운 알베르게 사정을 감안한 종업원의 센스라고 할까?

너무나 고마운 나머지 계산을 마치고 

선물용으로 챙겨다니던 볼펜을 선물로 주었다.

그녀는 아주 고맙다는 표현을 했지만,

솔직히 내가 더 고마웠다는 사실은 모를 것이다.



* Poblacion de Campos

Mercado △(Bar와 겸하고 있는 작은 상점)

Cafe ○

Restaurant ○(알베르게를 관리해주는 호텔에 딸린 식당, 9EU)

ATM ×


M. Albergue Municipal


5 EU(난방이 되지 않아서 매우 추웠음)

Cocina ○(매우 협소하여 성수기에는 사용이 어려울 듯)

Lavadora ×

WiFi ×

Ven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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