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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0][Camino Francés D+18]

2015-12-02 수요일, 대체로 맑음

Calzadilla de la Cueza → (Terradillos de los Templarios) → Sahagún(M. Alb. Municipal Cluny)

25.5 km(누적 418.7 km)




이 날은 다시 한번 주 경계를 넘는 역사적인 날이었다.

바로 Palencia 주에서 Leon 주로 넘어 넘아가게 되었다.


길의 처음에서 산티아고까지의 남은 거리를 떠올릴 때면

한 숨과 막막한 기분이 들었는데

남은 거리가 점점 줄어들어 절반을 넘어서자

아이러니하게도 남은 거리가 줄어드는 것과

얼마 남지 않는 거리가 아쉽게 느껴지는 

기이한 현상을 경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산티아고에 도착하는 것이

바로 여정의 목표였는데, 그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

순례길 여정 역시 끝나버리는데에서 기인했다.


여전히 추운 겨울 아침이었지만 느즈막히 출발하였다.

전날 30 km 이상을 걸어서 무리하기도 했다고 판단해서

이날은 25 km 정도만 걸어갈 예정이었다.


도로를 따라서 옆으로 난 길로 약간 경사진 비탈 길을

오르고 있을 때였다. 뒤쪽에서 아주 밝고 붉은 빛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일출이었다.







일몰과도 같이 대지와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아주 조금씩 천천히 떠오르고 있었다.

며칠간 흐리고 안개 낀 날씨 덕분에

볼 수 없었던 일출이었다.


가히 장엄한 일출에 새삼 행복한 기분과

감사한 마음이 가슴 속에 깃들었다.

Ledigos 라는 마을을 지나쳐서

계속해서 걷다보니 아침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Bar에 들어가서 잠시 쉬면서 

따뜻한 커피 한잔과 함께 몸을 녹이고 싶었는데

눈에 들어오는 마을이 있었다.


가이드북에는 정보가 없었지만 Bar도 무려 2개나 있었다.

며칠 전 마신 마법의 커피술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서 검색해보았지만 적절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을 때였다.

잠정적으로 Carajillo라고 결론을 내리고만 있었다.

아무튼 그 마법의 커피술의 맛을 잊지 못하고

카페 까리히요를 주문해 보았다.





꽤나 독특한 컨셉으로 꾸며진 바는

사설 알베르게를 겸하고 있었다.







메뉴판에도 없는 음료를 주문한다는

들뜬 기분을 뒤로한 채 마셔보았다. 따뜻했다.

처음 느꼈던 마법의 커피술은 차가웠는데

까리히요는 따뜻했다. 나쁘지 않았다.

커피와 술의 조화는 참으로 환상적이었다.


특히 겨울날 먹는 이 커피술은 

몸과 마음을 두배로 녹여주었다.

소소한 행복감과 함께 덤으로 얻은 쎄요.

물론 나중에 마법의 커피술과 카페 까라히요는

다른 음료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지만

당시에는 알 수 없었다.







낙서 같아 보이지만 순례자들은 응원하는 글귀도 보였다.

'ANIMO' 용기를 내라, 힘내라는 뜻이다.







또 누군지 알 수는 없지만 길 중간 중간에 놓여있는

표지석에 빨간 열매로 장식을 해둔 모습도 종종 보였다.


그리고 힘을 내어서 다시 걷기 시작했다.

언덕 너머로 뭔가가 보였다가 다시 안보였다.

아마 마을에서 가장 높은 교회종탑이었을 것이다.

그말은 마을과 가까워 졌다는 것을 의미했다.







언덕을 올라서니 Palencia 주가 끝이 나고

Leon 주로 들어설 수 있었다.

멀리서 그 날의 목적지 마을인 Sahagun 이

나를 반겨주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마을까지 들어서기까지

한시간은 족히 걸렸던 기억이 난다.

여름만 영업한다던 Municipal 알베르게로

찾아갔더니 매우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무너진 교회 건물같은 것에 지붕을 씌우고

보수를 하여서 사용하는 듯한 느낌이 었다.

나무계단을 통해서 한참을 올라갔더니 천장이

아주 높은 알베르게 내부에 침대들이 있었다.










난반은 안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꽤나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이날 저녁은 요리를 해먹을 수 있었다.








시에스타가 끝나길 기다리며

근처 바에서 시간을 때우다가

시간에 맞춰서 Super-mercado로 향했다.

감자와 당근 그리고 고기를 사서

가방 속에 넣어다니던 짜장가루를 이용해서

짜장소스를 만들고 밥을해서 비벼먹을 수 있었다.








* Sahagun

Mercado ○

Cafe ○

Restaurant ○

ATM ○





M. Albergue Municipal Cluny

5 EU

Cocina ○

Lavadora ×

WiFi ×

Ven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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