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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4][Camino Francés D+22]

2015-12-06 일요일, 맑은 뒤 안개

Villadangos del Paramo → (Hospital de Orbigo) → Astorga(R. Siervas de Maria)

28.5 km(누적 518.9 km)



몇 번 뒤척이기는 했으나 꿈도 꾸지 않고

숙면을 취하다가 시계를 봤을 때 시계 바늘은

오전 7시 22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12시간도 넘게 잠들어 있었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한 채 창밖을 바라봤는데 여전히 어두웠다.

시계가 고장인지 의심이 들 무렵

휴대폰의 시계를 보아도 7시가 넘어 있었다.


화들짝 놀라서 일어난 뒤 정신을 차리고

아침 식사로 라면을 먹어야 겠다고 생각하며

물을 끓이기 위해 냄비를 불 위에 올려 놓았다.


8시에 출발한 계획으로 준비하였지만,

결국 8시 40분이 되어서야 알베르게에서 나올 수 있었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은 정말 맞는 말이었다.







원래 계획은 레온에서 이틀을 쉴 생각으로

약간 무리한 일정을 가지고 걸었는데

막상 레온에 도착한 뒤에도 쉬지 않아서

탈이 나서 힘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한결 개운한 기분으로 시골길을 걸었다.

한참을 걷다가 아차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마을들을 지나면서 닫혀있는 Bar를 보며

Domingo(일요일)를 직감한다.


전날 바로 잠들었기 때문에 당연히 저녁식사는

물론 아무 것도 먹지 않았고 아침에 일어나서

라면만 끓여먹고 걸어서 그런지

점심 시간이 다가오니 허기가 져서 힘이 빠졌다.


다행히 정오가 될 무렵 Villares de Orbigo 마을에서

열려있는 Bar를 찾을 수 있었다. 분위기도 꽤 좋았다.

물론 메르카도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능숙한 솜씨로 까페 콘레체와 또르띠아 보카디요를

주문해서 햇볕이 잘드는 자리에서 먹었다.

배가 차고 따뜻한 것을 먹으니

몸에서 다시 열이 나고 힘이 생겼다.

또다시 걷기 시작했다.





목적지는 Astorga 마을로 제법 큰 마을이기에

마켓이 열려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고기를 사서 구워먹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힘을 내어서 걸어갔다.







아스토르가에 도착하기 약 6 km 전 지점에서

언덕을 오르자 그야말로 천국이 있었다.

음료 가판이 있었고 그 곳에 한 여성이 있어서

물어봤더니 Free라고 웃으며 외쳤다.







일단 포도주스랄 한잔 마셨다.

약간 미지근하긴 했지만 달콤한 것이

아주 맛이 환상적으로 느껴졌다.

날이 꽤 쌀쌀했기에 그녀는

난로가에 앉아서 쉬라고 했다.


난로 옆에는 고양이 한마리가

세상 모르게 평화로운 모습으로

새근새근 잠자고 있었다. Happy kitty.


그녀는 호주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무슨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바로 그 까미노 위에서 살고 있다고 했다.

남자친구는 스페인 사람이라고 했다.

그녀는 차분히 브로콜리와 기타채소를 싰고

저녁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마도 저녁메뉴는 오일파스타였을 것이다.


그 무렵 안개가 자욱하게 끼기 시작했다.

그곳을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목적지까지 가기위해서는 

아쉬운 작별을 할 수밖에 없었다.


볼펜 한자루를 선물하고 

무료라고 하긴 했지만,

지갑에 있던 동전들을 가판 위에 있는

바구니에 올려두고 그곳을 떠났다.

너무나 아름다운 곳에서

그녀는 행복해 보였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높은 언덕을 넘자 언덕 아래로 이름모를 마을과

멀리는 Astorga 가 안개 사이로 보였다.







아스토르가로 들어서기 직전에는

철길도 있었는데 아주 높은 육교가 있었다.

힘을들여서 올라가서 보니 육교 옆으로

철길을 횡단할 수 있는 길이 보였다.

힘들게 올라온 것이 약간은 후회스러웠지만

이미 지나간 일에 불과 했다.







우여곡절 끝에 언덕 위 마을인 

아스토르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알베르게에 짐을 풀어놓고 장을 보러 나섰다. 

하지만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일요일이라 대부분의 상점들의 문이 닫혀있었다.

도심을 배회하다가 할 수 없이  Paella 가게로 가서

빠에야와 맥주를 먹었다.







빠에야의 맛은 물론 좋았지만,

약간 라면밥같은 맛이 났다.

아무튼 아쉬움을 뒤로 한채

숙소로 되돌아 올 수밖에 없었다.





조금은 특이하게 생긴 네모난 모양의 피자



취사도 가능하고 큰마켓이 3개도 더 있는

마을에서 요리를 해먹지 못한 사실이

분하기는 했지만 다음 날 또다시

걷기 위해서 잠에 들 수 밖에 없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 풍기는

대형 트리가 있는 아스토르가의 광장

 



* Astorga

- 일요일이라 대부분의 가게는 

오전만 영업하거나 하루종일 쉼

Mercado ○

Cafe ○

Restaurant ○

ATM ○




R. Siervas de Maria

5 EU

Cocina ○

Lavadora ○

WiFi ×

Ven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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