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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7][Camino Francés D+15]

2015-11-29 일요일, 맑음

Hontanas → (Castrojeriz) → Itero de la Vega(M. Alb. Municipal)

20.3 km(누적 343 km)




불을 떼는 난로가 있어서 밤 사이에 더웠던 기억도 있지만,

타이머가 달려있는 난로는 자정무렵 동작을 멈추고

서서히 식어가면서 새벽녘에는 추워지기 시작했다.


주방도 없었고 먹을 음식도 없는 알베르게라서

7시가 넘도록 침낭 속에서 체온을 유지하고 있었다.

씻지도 않은 얼굴로 대충 짐을 챙긴 뒤 출발했다.


서리가 하얗게 내린 길을 따라 한참을 걸었다.

옛날 수도원 잔해를 지난 뒤 먼 곳에서

비교적 큰 마을이 눈에 들어왔다.







Castrojeriz라는 마을이었다.

오래된 교회 쪽으로 난 길을 따라서

마을 깊숙한 곳에 다다르자 언덕 위쪽으로

Municipal 알베르게가 있었고 길 옆에는 조그마한 가게가 있었다.

이른 시간에도 문을 연 가게 덕분에 전날 먹다남은 바게트를 포함해서

빵과 물 그리고 콜라를 사서 볕 잘드는 곳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식사가 끝날 무렵 전날 밤 함께 묵었던 순례자 일행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마치 약속이나 한듯이 그들도 가게로 향했다.








마을을 나서자 전 곳에 높은 언덕이 보였다.

바로 그날의 숙제가 나닐까 싶었다.

경사가 가파르기는 했지만 그리 긴 코스는 아니었다.

약 1 km 정도의 거리를 30분가량 올라가자

편평하고 넓은 지대가 나타났다.


전망이 아주 기가막혔다.

언덕을 오른 뒤 한참 동안 걸어온 길을 살펴보았으나

뒤따르는 순례자들의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2명은 언덕위에서 

밤늦은 시간까지 캠핑을 했고 나머지는

아마 아랫마을에서 하루를 묵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당시에는 뒤따르던 순례자들이 버스를 타고 

점핑을 해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경치를 핫껏 즐기다가 언덕위를 걷기 

시작하기가 무섭게 내리막이 나타났다.


문득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메세타 평원이라고는 하는데 언덕위쪽으로 편평한 지대가

평원이고 낮은 지대가 내려간 것인지 아니면 반대로

낮은지대가 평원이고 고원이 높아진 것인지 알 수는 없었다.







비행기가 지나가며 만든 비행운과 태양이 직교를 하는 상황에서

그림자가 생기는 신비로운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언덕을 내려온 뒤 끝도 없이 펼쳐진 것만 같은 들판을

하염없이 걷다가 지쳐서 길가에 앉아서 잠시 쉬고 있을 때였다.


친절하신 스페인 할아버지가 차를 타고 지나가나다

잠시 세우고는 뭐라고 물었다. 아마 perdido라고 했을 것이다.

정확하게 못알아 들었지만 길을 잃었냐는 뜻이었다.


그는 자신을 만난 것은 행운이라며 앞으로 5 km만 더가면

Itero de la Vega 마을이 나온다며 알려주고는 홀연히 사라졌다.

솔직히 길이 정확한지 약간의 의문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아무튼 그 덕분에 자신있게 길을 걸었다.







마을에 다다르기 전 강이 하나가 흐르고 있었는데

오래된 돌다리가 있는 곳으로 길을 약간 둘러가게 되어있었다.

그리고 그 돌다리로 자동차도 통과하는 길이었는데

오래된 다리를 계속사용하는 모습과 

좁은 돌다리지만 신호등을 이용해서 한방향씩 진행하는

모습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 앞에서 잠시 쉬고 있는 동안 차로 지나던

스페인 사람의 응원도 들을 수가 있었다.


그리고 마을 어귀에 도착할 무렵 어떤 아주머니는

차를 다고 지나가다가 Bar를 소개시켜주었다.

저렴하고 맛있다고 하며 전단지를 주었다.

호객하는 가게에는 대체로 가지 않지만

일단 홍보 전단을 받아들었다.


사진상으로도 매우 맛있어보였고 가격도 저렴했다.

얼마나 큰 마을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알베르게도 4곳이나 있고 슈퍼마켓도 있었다.

하지만 슈퍼마켓은 일요일이라 문을 닫았고

원래 가려했던 알베르게도 문이 닫혀있었다.







일단 홍보전단을 보고 찾아간 바에서

맛 좋은 식사를 할 수가 있었다.


이곳저곳 고민하다가 안내책자에서

우울한 분위기라고 묘사되는 시립알베르게를 찾아갔다.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았고 꽤나 만족스러웠다.



씨에스타가 끝난 뒤 Bar에 딸린 작은가게로 가서

식재료를 구매한 뒤 요리를 해먹을 계획이었으나

귀찮기도 했고 쌀쌀한 날씨 탓에 

건물 밖으로 나가야 주방이 있는 숙소에서

요리를 해먹기가 싫어졌다.











점심 때 갔던 Bar가 아닌 새로운 곳으로 가서

순례자 메뉴를 먹을 생각은 아니었는데

메뉴판을 달라는 뜻이 와전되어서

주인할아버지는 그냥 순례자 메뉴(10 EU)로 준비해주셨다.


파스타는 비주얼도 그렇지만

내가 만든것과 별반 다를게 없었다.

돼지고기와 감자로 배를 채우고

후식까지 먹으니 배가 불렀다.




* Itero de la Vega

Mercado ○

Cafe ○

Restaurant ○

ATM ×


M. Albergue Municipal

5 EU

Cocina ○

Lavadora ×

WiFi △(마을 WiFi가 미약하게 잡힘)

Ven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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