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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5][Camino Francés D+33]

2015-12-17 목요일, 흐린 뒤 비

Santa Irene → (O Pino) → Monte do Gozo(M. Xunta de Monte do Gozo)

18.1 km(누적 774.6 km)




여유있는 아침 식사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약 18 km 떨어딘 곳이 이날의 목적지였기 때문이다.

물론 바로 산티아고까지 갈 수도 있었지만,

나는 산티아고에서 4.5 km 떨어진 외곽마을에서

하루를 묵으며 까미노 순례길의 긴 여정의

마지막을 음미하며 천천히 마무리할 생각이었다.






알베르게 한켠에서 불을 밝히고 있던

앙증맞은 크기의 크리스마스 트리.



이전에 비해서 약 2~3일 전부터 갑자기

너무 힘들어진 느낌을 지울 수 없젔지만,

약 20 여 km 앞에 꿈에 그리던 목적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가 있다는 생각에

몸과 마음이 뛸 듯이 가벼워져서

한달음에라도 뛰어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래도 20 km는 그리 가까운 거리가 아니었지 때문에

걷는 도중에 만난 슈퍼마켓에서 저녁식재료도 구매하고

잠시 숨을 고른 뒤 다시 걸었다.








터키에서 부터 걷기 사작해서 거의 매일같이 30여 km씩 걸었고

유럽 횡단의 막바지에 이른 한국인 순례자분은 

이날 산티아고에서 지역 신문사 기자와의

인터뷰가 16시에 잡혀있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수많은 나라들을 거치고 오랜기간 동안 여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어밖에 못하신다며 걱정을 하는 모습이 아이러니 하게 느껴졌다.







어느덧 San Marcos 마을이 나타나고 산티아고가 

언덕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높은 곳에 

커다란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었다.


이제껏 가려고 했던 곳이 바로 언덕 아래에 있다는 것이

왠지 모르게 가슴에 와닿지는 않고 비현실적이라고 느끼며

언덕 조금 아래에 위치한 알베르게로 갔다.

그곳이 바로 Monte do Gozo였다. 


비수기라 한가했지만, 아무것도 없는 곳에 알베르게의 크기는

그야말로 거대하다 못해서 커다란 단지를 이루고 있었다.

수많은 순례자들이 산티아고에 들어가기 전에

하루를 묵으며 그간의 시간을 정리하고

또 휴식을 취하며 생각할 시간을 부여하기에 

딱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쾌한 오스피딸레로들이 리셉션을 지키고 있었는데

그 중에 한명은 한국어 실력이 상당했다.

'안녕하세요?'를 필두로 이런저런 한국말 인사와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내기를 했는지 지역이름까지

물어보면서 환영해주었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넓고 큰 알베르게는 한산했고

며칠동안 만나지 못했지만 예정대로 파블로는 도착해 있었다.

여유있게 싰고 휴식을 취하다가 다시 언덕 위 

마을로 다시올라가서 Bar에 딸린 마켓으로 가서

산티아고로 바로 입성하는 또다른 한국인 순례자를

마중 겸 배웅하며 저녁으로 먹을 음식과 술을 구매했다.



저녁은 몇안되는 순례자들과 함께 먹었다.

그리고 와인과 콜라를 섞어서 깔리모초로

마시는 동안 밤은 깊어갔고 창밖으로는

빗줄기가 점점 거세어졌다.


번쩍번쩍 번개가 내리치고 바람도 많이 불었다.

물론 피곤하기도 했고 일찍 잠자리에 들긴 했지만,

다음 날이면 산티아고에 갈 수 있다는 설레임 때문에

잠 못드는 밤 늦은 시간에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밀린 숙제를 하듯이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보낼 엽서를 모두 쓸 수 있었다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30여일간의 여정이 바로 다음 날 끝난다는 사실은

마치 꿈같기도 하고 믿겨지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 Monte do Gozo

- 200m 거리, San Marcos 마을에 

Tienda를 겸한 Bar가 있음

Mercado ×(Bar with Tienda)

Cafe ○

Restaurant ○

ATM ○



M. Xunta de Monte do Gozo

6 EU

- 주방에는 식기와 조리기구가 구비되어 있음

Cocina(주방시설) ○

Lavadora(세탁기 및 건조기) ○

WiFi(와이파이) ×

Vending(자동판매기, 자판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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