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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4][Camino Francés D+32]

2015-12-16 수요일, 흐린 뒤 갬

Ribadiso de Baixo → (Arzua) → Santa Irene(M. Xunta de Santa Irene)

19.3 km(누적 756.5 km)



피곤이 누적된 탓인지 날이 지날수록 기상시간이 늦어졌다.

이날도 눈을 뜨니 7시 30분이었다.

정신을 차리고 짐을 챙긴 뒤 주방으로 가서

전날 챙겨온 콩요리 캔을 냄비에 옮겨서 가열했다.


파바다에 비해 느끼하지도 않고 깔끔한 맛의 

콩요리가 완성되었을 때 역시 비상용으로 챙겨온

바게트 빵도 꺼내어서 함께 아침식사를 했다.


든든하긴 했지만 이날 오전은 정말 힘들었다.

길 위에서 30여일이 지나자 체중도 물론 줄어들었지만

식사를 해도 배가고팠고 잠을 자도 피곤했다.

물론 배낭의 짐도 줄어들고 충분히 적응했지만,

배낭은 여전히 무겁게 느껴졌다.





이전 0.5 km 마다 있던 표지석을 교체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거리는 없었지만 나는 아마 새로운 표지석을

가장 먼저 본 순례자들 중에 한 사람일 것이다.


언덕을 올라 전날 가려고 했던 

마을을 통과해서 걷고 또 걸었다.

역시 피곤하고 귀찮아져서 그런지

갈리시아지방부터는 찍은 사진도 별로 없었다.






아무튼 오르막과 내리막 길을

반복하다보니 반가운 지도를 볼 수 있었다.

앞으로 1 km만 더가면 해당 마을에

Bar가 있다는 정보가 담겨 있었다.





그리고 도착한 Bar에는 처음보는 순례자 3명이

이미 커피를 마시고 있었고 

곧이어 5명의 순례자들이 더 도착했다.

그리고 그 Bar에는 작은 마켓도 겸하고 있었다.





게다가 이날 도착할 마을의 다음 마을은

3 km만 더가면 되고 꽤나 큰 마을이었지만,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조용하고 한적한 것이

좋았기 때문에 Bar도 마켓도 없는 마을에서

하루를 묵을 계획을 가지고 파스타와 토마토퓨레

그리고 간단한 과자 등을 구매했다.


스포츠 음료같은 아쿠아에이드는

앉은 그자리에서 모두 마셔버렸다.

이 날의 중간 지점이라서

Sello도 잊지 않고 찍었다.


따뜻한 스페인식 핫초코인 Cola Cao를 마시며

원기를 회복하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전과 비슷한 풍경이 지속되는

길이 계속되었지만 다행히 상태가 호전되어서

오전보다는 컨디션이 좋아졌다.





눈물나게 반가운 도로표지판을 만날 수 있었다.

점점 산티아고가 가까워져 가는 것은

실감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수많은 낙서들이 보이는가.

많은 순례자들이 바로 이 표지판을 보며

얼마나 큰 힘과 감동을 느꼈을지를

떠올려보면 온몸과 마음에 전율이 흘렀다.


약 19 km 를 걸어서 도착한 Santa Irene 마을은

예상대로 작았고 Xunta 알베르게에 들어가니

순례자들은 아무도 없었다.


오스피딸레라는 이곳 산타 이레네는 Bar도 마켓도 없는 곳이고

2~3 km만 더 걸어가면 큰 마을이 있다고 알려주며

정말 이곳에서 묵을 것이냐고 재차 물어보았다.


물론 나는 더 걸어갈 수 있었지만,

이미 이 곳에 묵을 계획으로 식재료도 준비했기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주방에는 약간의 식기와

냉장고까지 있었다.


일단 며칠 전 만난 한국인 순례자가

까미노를 걷다가 샀다며 건낸 라면과

파스타면을 섞어서 라면을 끓여먹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태극기를 배낭에 꼽은 순례자가

도착했는데 그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출발하여서

걸어서 유럽횡단을 하고 까미노 북쪽길을 걸어서

오다가 전날 만난 한국인 순례자에게 소식을 듣고

한국인을 만나기 위해서 산타이레네로 찾아온 것이었다.


그렇게 한국인 순례자들끼리 모여서

저녁식사를 준비했다.

하이라이스 가루를 섞은 토마토파스타를 해서

함께 나누어 먹었다.

조용하고 아무도 없던 알베르게에서

무려 5명의 순례자가 잠을 잤다.




* Santa Irene

Mercado ×

Cafe ○

Restaurant ×

ATM ×



M. Xunta de Santa Irene

6 EU

-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큰 마을 O Pino가 있어서 그런지 

특이하게도 주방에는 식기와 조리기구가 구비되어 있음

Cocina(주방시설) ○

Lavadora(세탁기 및 건조기) ○

WiFi(와이파이) ×

Vending(자동판매기, 자판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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