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D+36][Camino Francés D+34]

2015-12-18 금요일, 흐린 뒤 비

Monte do Gozo → Santiago de Compostela(P. Mundo Alb.)

4.8 km(누적 779.4 km)



한 시간 정도만 걸으면 대망의 목적지인

산티아고에 도착하는 아침 식사로 계란을 굽고

토마토를 넣어서 보카디요를 만들어 먹고 출발했다.


꽤나 커다란 숙박 단지같은 몬테 도 고쏘의

알베르게를 나선 뒤 언덕을 내려가자 

바로 산티아고 시내로 들어설 수 있었다.





드디어 산티아고에 왔다는 것을 증명을 해주듯이

곳곳에는 산티아고 라고 써져있는 간판과 조형물들이 있었다.



시가지를 걷는 중에 어느 순간 건물들 사이로 보인

산티아고 대성당의 첨탑 꼭대기는 마치 터널 끝으로

보이는 빛과 같이 느껴지는 현상을 경험할 수 있었다.








어느 덧 구시가지로 접어들자 화살표도 

제대로 표시되어 있지 않는 곳을 헤메다가

대성당 옆쪽으로 난 길을 통해 나올 수 있었다.






항상 열려있지 않고 시간을 정해서 연다는

용서의 문을 발견했지만, 배낭을 벗어서

내려둬야 했기 때문에 그곳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정말 그 문을 통과하는 것만으로도

내 죄가 용서가 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품은채로 코너를 돌았더니

대망의 산티아고 대성당 앞 광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성당이 눈 앞에 보이면 무릎이 풀썩 꺽이고

눈에서도 눈물이 주륵 흘러 내릴 줄 알았는데

그런 극적인 감동은 없었다.







광장에서 무릅을 꿇고 두 손을 하늘로 들어 올려보았다.

정녕 도착한 것일까? 

이토록 힘든 여정의 목적지가 여기가 맞는가?

그리고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았다.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빗물이 눈물처럼, 눈물이 빗물처럼 보이도록 말이다.

그 이후로는 실제로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마치 내 마음을 대신해서 하늘이 울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즈음에 파블로 형으로부터 반가운 소식을 전해들었다.

호텔에서 공짜 점심(Free lunch)을 먹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일단은 알베르게를 찾아가기 전에 새로 이전해서

위치를 찾아가느라 어려움이 뒤따랐던 사무실로 갔다.



산티아고 도착 쎄요와 함께




다시금 피스테라를 향해 출발하는 쎄요도 함께 받았다.


그곳에서 순례길 인증서와 거리증명서를 받은 뒤

알베르게로 가서 싰고 나와서 점심을 먹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알베르게는 청소가 덜 끝나서 짐만 내려놓고 

다시 밖으로 나올수밖에 없었다.

과거 순례자들의 병원으로 이용되었던 오스피딸 건물을

현재에 와서는 파라도르라는 이름의 호텔로 이용되고 있었는데

그곳은 과거 이사벨라 여왕의 명령에서 시작된

전통적으로 매 식사 때마다 선착순 10명의

순례자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있었다.






얼마간 기다렸더니 안내를 받아서 주방 뒷편으로 연결된

통로를 통해서 여러가지 음식들을 뷔페식으로 담을 수 있었다.

연어파스타를 만들어주던 주방장은 쭈뼛거리는

순례자들을 향해 부끄러워 하지말라고 했다.

그리고 식사 때 순례자들을 위해 와인한병도 내어주었다.







오랜만에 맛있어보이는 많은 음식들 앞에서 서자

물론 배도 고팠지만 욕식을 내어서 접시에 

많이 담았더니 배가 너무너무 불렀다.




별로 안많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엄청 많았고

요거트같은 것들은 개봉하지 않고 가방에 챙겨나왔다.


 




식사를 마치고 내부를 둘러보았다.






여전히 옛날 모습을 간직하고 멋지게 꾸며서

호텔로 사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다시 알베르게도 돌아와서 싰고 나서

산티아고에서 맛좋고 유명한 식당인 Casa Manolo로

가려고 했는데 하필 Siesta에 걸려버려서 

다른 식당으로 들어가서 시간을 떼웠다.

물론 이미 많은 음식을 먹었던 탓에

나는 술만 홀짝거리고 있었다.




순례자의 여권인 크레덴시알의 앞면



그리고 뒷면까지 뺴곡하게 쎄요로 가득채웠다

보고만 있어도 뿌듯해지고 하나하나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눈가에는 어느새 눈물이 차오른다.







그리고 오후 7시 30분에 하는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서둘러서 산티아고 대성당으로 찾아갔다.

그 곳에서 나의 순례길 여정은 비로소 끝이났다.

미사가 끝난 뒤 커다란 향로에 향을 피우고

천장과 연결된 밧줄에 메달아 성당 내부에서

흔드는 퍼포먼스도 진행되었다.






과거 순례자들의 체취 때문에 생겨난 슬픈 역사를 

지니고 있는 퍼포먼스는 유명했기 때문에

사진과 영상으로 봤을 때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는데

파이프오르간에서 연주되는 장엄한 음악과 함께

향로가 이리저리 그네처럼 왔다갔다하는 모습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미사가 끝이나고 성당에서 나온 뒤 산티아고의

야경을 한껏 만끽하고 숙소로 돌아와서 

일찍 잠에 들었다.

대부분의 순례자들이 그렇듯 산티아고가 여정의 끝이지만

내게는 다음날의 여정이 남아있었기에 

단 하루만 산티아고에 머물고 다시 걸어가야만 했다.






* Santiago de Compostela

Mercado ○

Cafe ○

Restaurant ○

ATM ○




P. Mundo Albergue

14 EU(Double Size Bed)

- 다소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간의 알베르게들에 비하면 마치 호텔처럼

느껴질 정도로 시설이 우수하였고

침대의 사이즈가 매우 크며

여러날을 묵을 수록 가격이 저렴해짐

Cocina(주방시설) ○

Lavadora(세탁기 및 건조기) ○

WiFi(와이파이) ○

Vending(자동판매기, 자판기) ×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