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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2][Camino Francés D+30]

2015-12-14 월요일, 안개비

Portomarin → Palas del Rei(M. Xunta de Os Chacotes)

24 km(누적 710.4 km)



장기간의 여정 때문에 몸이 피로해서 그런지

아침에 눈을 뜨니 오전 7시 30분이었다.

여전히 다른 순례자들은 자고 있었기에

조용히 내려와서 아침으로 먹을 스프를 끓였다.


8시가 다되어가서 급한 마음에 10분 가량만

끓였는데 원래는 15분 이상 푹 

끓여야 하는 스프였던 것이다.


마트에서 구매한 스페인식 스프는

대체로 걸쭉하지 않고 맑고 투명했으며

약간 간이 세어서 짭게 느껴졌다.


아무튼 묽은 스프를 커피와 함께 마셨다.

묽어서 열량도 낮을 것이라 생각 했지만,

식사를 한 뒤에 짐을 챙기는데 땀이 났다.

그 열량이 상당함을 알 수 있었다.


새벽녘에는 비내리는 소리도 들려왔었는데,

아니나다를까 밖으로 나오자 세상은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걸어야 할 거리를 여유있게 계획해서 그런지

산티아고로 가까워질 수록 여유가 넘치게

짐을 챙기고 9시쯤에 순례자들 중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알베르게에서 나왔다.


강가를 따라서 높은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는

마을에서 내려와 꽤나 높은 다리를 건넌 뒤

숲으로 연결된 길로 들어겄다.


건다보면 수많은 노란 화살표와 표식 

그리고 문양들이 길을 안내해주었고

알아볼 수 없지만 수많은 낙서와 글뒤들이

내가 길을 걷는 것을 응원해 주고 있다는

사실을 또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길을 가다가 만나는 사람들 또한

Buen camino! 라고 외치며

나를 응원해 주곤 했다.


숲으로 난 길을 따라 언덕으로 올라서니

부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전날과 그 전날 통과했던 지역들보다는

훨씬 걷기도 수월했고

이전보다 부유한 동네들도 많은 듯 했다.


2시간 30여분 남짓을 걸어서

도착한 중간 마을에서 스탬프를 얻기 위해

Bar로 들어갔더니 일찍 출발한 순례자들을

그 곳에서 모두 만나 볼 수 있었다.





둥글고 커다란 빵을 세로방향으로 넙적하게

썰어만든 또르띠야 데 프란세스 보카디요와

리꼬르 델 까페를 한잔 주문해새 먹고는

다시 Bar를 나서서 걷기 시작했다.


그 후로는 추적추적 이슬비가 떨어졌다.

그렇게 안개 낀 듯한 길을 걷다보니

이름모를 작은마을들을 하나 둘 지나치며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했다.


작은 마을들이 많아서 어디가 어디인지

모를 무렵 마지막 마을로부터 30분 이후에

나타난 마을 입구에서 도착 마을의

이름을 볼 수 있었고 곧이어 쑨타 알베르게가 보였다.


약간은 의심스러웠지만 오스피딸레로에게

Palas del Rei 마을이 맞냐고 묻자 그는

그렇다고 했고 숙박을 한다고 해서

서류를 작성하는데 보니 내가 처음이었다.


같이 팔라스 델 레이까지 가기로 했던

스페인 순례자들은 너무 잘 걸은 나머지

빨리 도착하여서 다음 마을까지 가버린 것은

아닌가 생각을 했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내가 도착한 곳이 실제로

가려고 했던 마을에서 1 km 못미친 지점에

새로이 문을 연 알베르게 였던 것이다.


속은 듯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새로 지어진 건물이라 그런지

내부도 청결하고 쾌적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다른 순례자들도 없어 한적했고

주방에는 식기들도 꽤 비치되어 있었다.


걱정할까봐 파블로에게 연락을 했더니

원래 가려했던 팔라스 델 레이의 알베르게는

오래되어서 낡고 사람도 많아서

북적된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오스피딸레로에게 물었을 때는

슈퍼메르카도와 거리는 5분정도 걸린다고 했지만

실제로 찾아갔을 때는 15분 가량 걸렸었다.


라면을 끓여먹고 창문 밖을 바라보다가

뒤쳐져 걸어오던 한국인 순례자를 기다려서

지나치려던 것을 붙잡았다.


저녁 때 마을까지 걸어간 뒤 Diaz에서

장을 보고 꿈에 그리던 닭도리탕을 요리할 수 있었다.

비수기이긴 했지만,

알베르게에 다른 순례자들이 없으니

더욱이 편하게 주방을 사용해서

요리를 해먹을 수 있었다.


이제까지 모았던 모든 설탕과 캐첩 그리고 후추 등과

남아있는 라면스프와 고추장을 모두 넣고

커다란 닭을 삶아서 요리를 했다.


그리고 당근과 양파 그리고 알감자들을 넣어서

한 솥을 끓인 뒤 새로산 냄비에 밥도 했다.

아주 진수성찬이 차려졌다.






처음에는 다먹을 수 있을까 적정했지만,

모두들 배가고파서 거의 다 먹어치우고

다음 날 아침에 먹을 정도의 밥과 국물만 남았다.


그러고도 모자라서 새우를 구워서

와인과 망고와 함께 후식을 즐기는 여유까지 부렸다.


요리하고 먹고 떠들다보니 니간이 늦었버렸다.

밖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밤사이 많이 내리고 다음 날에는

비가 내리지 않기를 기도했다.




* Os Chacotes(Palas del Rei)

Mercado ×

Cafe ×

Restaurant ×

ATM ×


* Palas del Rei

Mercado ○

Cafe ○

Restaurant ○

ATM ○


M. Xunta de Os Chacotes

6 EU

Cocina(주방시설) ○

Lavadora(세탁기 및 건조기) ○

WiFi(와이파이) ×

Vending(자동판매기, 자판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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